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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후인 가족여행

 

무소엔료칸 조식

유후인에 올 때 고속버스에 좌석이 없을까봐 미리 후쿠오카의 중심지인 하카타역으로 돌아가는 버스티켓을 오전 10시로 예약을 했었다.

 

전날 무소엔료칸에 도착해 체크아웃 시간을 물어보니 11시라고 알려주셨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하카타역으로 돌아가는 버스의 시간을 12시 정도로 넉넉잡아서 예매했어도 괜찮겠다고 생각이 들며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무소엔료칸 조식은 전날 저녁을 먹을 때 7시 30분에 먹겠다고 정했기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온천에 들어간 후 조식을 먹으러 가야겠다고 다짐하며 잠자리에 들었지만, 막상 일어나보니 아침 7시였다. 아침이 되니 아빠의 몸 상태도 나빠지셔서 나와 동생만 조식을 먹으러 전날 저녁을 먹었던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들어가니 시간에 맞춰 이미 밥상이 준비되어 있었으며, 일본의 조식은 저녁과는 다르게 간결하면서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대부분이었다.

두부, 온센타마고, 톳?, 소고기볶음 등이 상자 안에 담겨있었다.

 

테이블에 앉으니 자완무시랑 된장국, 생선구이와 명란젓을 가져다줬다.

 

처음엔 역시 속을 편안하기 위해서 자완무시를 먹어줬다.

 

가쓰오부시를 우려낸 일번다시의 향이 진하게 났으며 위에 올라와있는 고명은 생강을 갈아낸 것으로 한입 먹으니까 입안에서 생강향이 확 퍼졌는데, 생각보다 생강의 향이 역하지는 않았다.

 

그다음으로 샐러드를 먹어줬다.

 

샐러드에는 참깨드레싱을 뿌려서 먹었는데, 고소한 맛과 야채의 아삭아삭한 식감이 너무 좋았다.

 

이것은 쯔께모노로 일본에서 밥을 먹다가 목이메일때 한번씩 먹어주는 반찬으로 우메보시와 단무지, 멸치볶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맛있었던 것은 '연어구이와 명란젓' 이었는데, 예전에는 "명란젓은 무슨맛으로 먹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많이했었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로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음식으로 생각된다.

 

그 이후에 밥을 먹기 시작했고, 반찬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은 3개의 볶음, 젓갈류였다. 아침이라 주로 입맛이 없는데 밥과 함께 먹으니까 침샘을 자극하며 입맛을 돋워주었다.

 

밥을 다 먹을 때쯤 디저트를 준비해주시겠다고 하셨으며, 디저트로는 요거트와 홍차가 나왔다.

 

요거트가 생각보다 정말 정말 맛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맛이었는데, 아마 기회만 되었으면 두 그릇 먹을 수 있었지만 눈치 보여서 말씀드리지 못했다.

 

처음에 커피인 줄 알았지만 홍차였다.

 

일본의 홍차는 원액에 프림을 타서 먹는 식으로 되어있어서 프림을 홍차에 넣어 저어줬더니 로얄밀크티 색이 나왔는데, 로얄밀크티 색을 밀크커피의 색과 비슷하다.

 

조식을 먹은 후 바로 온천에 가기 위해 식당에 갈 때 온천 가방을 가져갔었다.

 

식사를 마치고 온천에 갔는데 어제 갔었던 야외 온천이 너무 좋았기에 똑같은 장소에서만 온천욕을 즐겼다.

 

아침에 야외 온천에서 목욕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1월이라 날씨도 선선하니 몸은 따뜻하고, 얼굴은 차가운 '따차따차' 조합이 너무 좋았다.

 

온천에서 돌을 밟고 올라서면 유후다케 산과 유후인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광경이 펼쳐지는데 보고있으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후쿠오카 지역이라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약간 있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힐링을 제대로 했다.

 

조식을 30분 만에 먹고 온천에 들어가니 8시였다.

 

온천에서 1시간 정도만 온천욕을 즐겼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9시에 방으로 돌아가 퇴실 준비를 시작했는데,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늦출걸..."이라고 계속 후회하며 아쉬움으로 가득찬 퇴실 준비를 했다.

 

9시 40분에 체크아웃을 하며 유후인역으로 가는 택시를 불러달라고 말씀드렸고, 전날 직원분들께서 부모님을 위해 애써주셔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택시가 도착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어제 무소엔료칸에 갈 때 탔었던 택시였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친절했던 기사님이기에 떠나는 길이 행복했다.

 

유후인역에 내려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유후인역을 찍었는데, 지금까지 유후인을 3번 왔는데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서 확실히 관광객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예전에 '한국인 8 : 중국인 1.8 : 일본인 0.2' 였다면, 지금은 '한국인 1 : 중국인 3 : 일본인 6'의 비율로 보였다.

 

나는 관광객이 없는 조용한 마을에 가서 경치와 풍경을 즐기는 여행을 추구한다. 유후인은 많이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없는 마을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조용한 거리를 즐길 수 있었기에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돌아가면 언제 유후인에 가게될까?" 라는 생각을 뒤로한 채 떠나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아쉽고 발걸음이 무겁지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줘서 너무 고마운 유후인이다.

 

고속버스를 타고 하카타에 돌아가 2박 3일의 여행 일정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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