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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후인 가족여행

 

 

2020년 1월 코로나가 유행되기 전 가족여행으로 일본 유후인에 놀러갔다왔다.

 

어머니께서 감기에 걸리셔서 몸이 좋지 않았지만 동생이 대학에 합격하고 가족여행을 잘 다니지 않는 우리 가족은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되어 동생이 원하는 일본 후쿠오카에 가게 되었다.

 

내가 비행기표와 숙소, 이동경로 등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는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일본에서 3일 동안 무제한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산큐패스'라는 종이티켓인데 작년에 내가 갔었을 때는 꽤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가격이 많이 올라 산큐패스보다 그냥 고속버스를 예매하는 게 더 저렴해졌다. 찾아보니까 그 이유는 일본의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서 유후인행 고속버스 도착까지 1시간 정도의 시간이 남아 공항에서 점심을 먹고, 고속버스를 탑승해 무사히 유후인에 도착했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후쿠오카는 서울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있으며 기온도 높아 옷을 많이 안 들고 갔다.

 

 

 

동생은 긴팔만 입고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추운 날씨에 가족들 모두 당황했으며 행여 자식이 감기 걸릴라 자신이 추운데도 불구하고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자식에게 입히셨다.

 

료소 키쿠야 체크인 시간까지 1시간 남짓 남았었다.

사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손님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미리 료칸에 갔더라도 상관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큰 캐리어 3개를 끌며 유후인 구석구석을 돌아다녔고, 어머니께서는 더 심한 감기에 걸리셨다.

 

 

그렇게 료소 키쿠야 료칸에 도착해 몸을 녹였으며 방배정을 안내받고 바로 가장 기대했던 온천에 들어갔다.

1층과 옥상 2개의 온천이 위치해있는데, 옥상의 야외 온천은 날씨가 추운 관계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1층에 있는 가족탕에 들어갔다. 사실 손님이 우리 가족뿐이라 료칸과 온천을 전부 전세 낸 느낌이었다.

 

가족탕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니 부모님께서는 정말 좋아하셨다.

나는 부모님께도 일본의 온천이 어떤 것인지 알려드리고 싶었다. 한국의 사우나와 약간 다르다는 것을...

1시간 정도 온천욕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30분 정도 쉬며 다다미 방을 둘러보았다. 정말 아늑하고 방이 넓어서 부모님과 나와 동생 이렇게 각자 쓸 수 있었다.

 

 

 

방안에서 창문을 열었더니 까마귀떼가 있어서 깜짝놀랐다. 그 이유는 일본에서 까마귀는 지진이 오기전 징후를 알리기때문이라고 잘 알고있기 때문에 동생과 나는 지진이 오는게 아닌지 호들갑을 떨고 불안해했지만,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유후인 료소키쿠야 가이세키

 

식사는 5시 30분 정도로 미리 예약해 놓았다.

5시 35분쯤 도착했는데 미리 세팅이 되어있었다.

 

 

사실 대학교에서 일식요리를 배우고 있는 나는 코스요리식으로 하나하나 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었다.

하지만 대부분 미리 세팅되어 어디서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되었다.

 

가이세키의 구성

1) 진미(사키즈께) : 가장 먼저 내는 간단한 안주요리이다.

2) 전채(젠사이) : 양은 적게 내며 계절감에 따라 3, 5, 7종류 등으로 담아서 낸다.

3) 맑은국(스노모노) : 국물류로 계절에 따라 재료가 달라진다.

4) 생선회(사시미) : 코스요리에서 생선회는 일반적으로 홀수로 내며 3종류, 5종류를 많이 사용한다.

5) 구이요리(야끼모노) : 소금, 간장, 된장을 이용한 구이요리가 있다.

6) 튀김요리(아게모노) : 재료를 튀겨낸 요리이다.

7) 조림요리(니모노) : 삶거나 조리는 조리법으로 만든 요리이다.

8) 초회(스노모노) : 식전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며 식욕을 증진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요리이다.

9) 밥(고항) : 초밥, 냄비요리, 면류, 죽 등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10) 과일(구다모노) : 계절 과일이나 모찌, 오차 등을 낸다.

 

가이세키라는 뜻은 일본의 코스요리 순서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가이세키라는 뜻을 모른다면 그냥 아무렇게나 먹을 것이다.

우리 가족도 그냥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먼저 맨 오른쪽에 있던 자완무시(계란찜)를 먹은 후 진미·전채를 먹었다.

 

 

진미·전채의 경계는 사실 애매모호하다.

술과 같이 먹으며 간단한 안주요리로 전채요리를 먼저 먹었으며 술은 서비스라고 해서 일본술인 사케를 주문했다.

아버지는 소주를 주문하셨으며, 동생과 엄마는 주스를 주문해서 음식과 함께 먹었다.

 

료소 키쿠야의 전채요리는 오른쪽부터 가마보코, 소라구이, 문어구이, 생선구이로 총 5개의 요리를 선보였다.

 

전채요리도 사실 기대 이상으로 맛있지는 않았으며 겉보기 모양만 이쁘고 좋아 보였다.

 

 

 

마를 곁들인 해삼요리로 초회요리(스노모노)로 생각되었다.

해삼의 향이 확 퍼지며 마를 먹으니 색다른 맛이었다.

 

사케 한잔을 들이켜고 해삼을 먹으니 확실히 향이 더 진하게 났다.

 

 

그다음은 맑은국(스노모노)으로 딱히 들어간 건 없었으며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를 우려 맛을 낸 일번다시국물에 완자와 고사리 정도가 들어가있었다.

 

국물 맛은 가쓰오부시로 맛을 낸 그 정도...

 

레몬을 삼각형 모양으로 넣었는데 "약간의 성의를 생각하면 오리발 모양으로 넣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생선회(사시미)를 먹었다.

생선회의 종류는 광어, 새우, 참치? 이 세 가지가 나왔으며 생각보다 신선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먹는 생선회는 신선할 줄 알았는데 전부 그런 것은 아닌가 보다.

 

 

사실 이 요리가 왜 나온 건지는 모르겠다.

샐러드만 주기 미안해서 따로 고기 몇 점을 올려준 것일까?

무슨 고기인지도 모른 채 그냥 먹었다.

 

허니머스터드 같은 드레싱에 쪄놓은 듯한 요리로 담백한 맛이 났다.

 

 

 

다음으로 구이요리(야끼모노) 소고기에 마블링이 엄청났다.

화로 밑에는 양초가 있어서 팬을 계속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고기는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닐 정도로 넣자마자 녹아버렸다.

고기 맛은 이전에 먹어본 고기는 내가 무엇을 먹었던 것이지? 생각할 정도로 고소함이 엄청났다.

 

이 시점에 밥을 주고 같이 먹게끔 했다.

 

밥은 리필이 된다고 충분히 먹으라고 했다.

고기가 리필되었다면 아마 밤새도록 고기를 먹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으로는 튀김요리(아게모노)가 나왔는데 새우튀김, 고추튀김, 당근튀김? 이렇게 3가지가 나왔으며 소금이 나왔는데 맛소금같이 색다른 맛이었다.

 

너무 저렴한 튀김이 나온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튀김옷은 정말 잘 튀겨져서 바삭했으며, 맛 또한 고소했으며 훌륭했다.

 

 

마지막은 후식으로 과일(구다모노)인 멜론이 나왔다.

멜론은 달고 맛있었으며, 입가심으로 정말 맛 좋은 멜론이었다.

 

멜론까지 먹고 난 후 따뜻한 차 한잔을 주고 식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방에 돌아와 보니 이불이 깔려있었다. 이래서 일본 여행을 가면 모두들 료칸에 가나보다.

1시간 정도 쉬었다가 엄마는 아프셔서 먼저 주무시고, 삼부자가 같이 안주에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맥주까지 전부 마신 후 시간은 저녁 8시 30분.

 

여자 친구는 저녁 10시에 일이 끝나기 때문에 10시까지 기다렸다가 연락하려 했지만 밥 먹기 전 온천을 했던 탓인가... 방이 따뜻해서 그런가...? 내 눈은 스스로 감겨 잠이 들었다.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라는 표현을 이런 때 쓰는 것 같다.

 

이렇게 일본 여행 첫날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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